망원동 카페가 인스타그램을 접하는 방법

SNS 시대에도 유행이 있다.

블로그가 대세였다가, 트위터가 유행이었다가 요즘의 대세는 확실히 인스타그램이다.

플랫폼이 다르기 때문에 정보를 내보내고 소비하는 방식도 변화했다.

여러 이미지와 함께 설명이 더해지는 블로그와 사진 한 장으로 모든 것을 설명하는 인스타그램은 다를 수밖에 없다.

인스타그램은 즉각적이다. ‘좋아요’를 위한 단 한 컷이 필요하다.

망원동을 비롯한 인스타그램 속 홍대 인기 공간들이 임팩트 있는 바로 그 ‘공간’에 힘을 주는 이유다.

인스타그램에 #자판기카페라고 해시태그를 넣고 검색하면, 3,696개의 사진이 나온다.

수많은 사진 대부분이 비슷비슷하다. 핑크색 자판기 옆에서 찍은 사진들이다.

또 사진을 찍으면 2D 만화 속에 들어간 것처럼 보이는 연남동 카페도 있다.

카페가 위치한 곳의 주소가 그대로 이름인 카페, 연남동 239-20이다.

하얗게 칠한 벽과 테이블, 의자는 사진을 찍으며 놀기에 최적화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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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inana(@nanachoi5158)님의 공유 게시물님,

인증샷의 대상은 전통적으로 카페나 맛집 등의 음식이거나 독특한 인테리어다.

요즘 가장 핫한 연남동 카페 하이웨스트를 보자. 이곳은 평일 낮에도 대기표에 이름을 적어야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사람들로 북적인다.

딸기, 블루베리, 바질, 얼그레이 등 다양한 재료로 만든 스콘과 바질 리코타 토스트 같은 음식과 색감이 예쁜 과일주스 등 다채로운 메뉴로 사랑받고 있지만, 이곳의 진짜 강점은 인테리어다.

연남동 중에서도 외진 골목길, 몇 번이나 ‘이곳이 맞나’ 하는 생각을 하며 찾아간 하이웨스트는 오래된 가정집을 개조한 곳이다.

돌로 된 벽과 베이지색의 문 같은 외관에서부터 힙함이 느껴지는 곳이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면 빈티지한 가구와 소품, 식기류, 벽에 걸린 그림 등이 유럽에 있을 법한 오래된 가정집 같은 느낌을 준다.

이미 인스타그램에서 꽤 많은 팔로어를 보유하고 있는 대표의 독특한 패션도 공간에 이색적 매력을 더한다.

음악 소리와 함께 카페 안을 채우는 것은 바로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찰칵찰칵 소리다.

카페 구석구석, 소품 하나하나가 인증 욕구를 자극하기 때문이다.


비단 하이웨스트뿐만이 아니다.

홍대앞에는 인스타그래머라면 꼭 가봐야 하는 성지들이 꽤 많다.

망원동 붐을 처음 일으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스몰커피와 주오일식당, 미완성식탁 등을 필두로 핸드드립과 아인슈페너 ‘끝판왕’인 커피가게 동경,

아인슈페너로 홍대앞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테일러 커피, 유럽풍의 작은 타일로 된 바닥이 인상적인 에스프레소 부티크,

무게감이 느껴지는 녹차 파운드 케이크 한 조각이 먼저 떠오르는 훈고링고브레드, 지금은 인테리어가 바뀌었지만 큰 테이블 위에 샹들리에가 포인트였던 소셜클럽서울,

직원이 매일매일 가게 앞에서 출근샷을 인스타에 남긴 것이 인기를 끌어 가게 앞에서 사진을 찍는 것이 유행이 된 망원동 내커피까지 다양한 곳들이 떠오른다.

그리고 인스타그램을 장악한 비슷비슷비슷한 구도의 인증샷도 함께 말이다.

또 다른 작은 변화도 보인다.

그동안은 해당 가게만의 인테리어와 음식이 인증샷의 주인공이었다면, 이제는 애초에 인증샷을 염두에 놓고, 공간을 꾸미는 곳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문을 연 하와이풍 식당 훌라훌라는 가게 입구에 서핑보드를 세워놓고 가게 주변 골목을 의자와 테이블, 화분 등으로 꾸며놓았다.

훌라훌라를 찾는 사람들이나 그 길을 지나가는 사람들이 사진을 찍은 수 있는 ‘포토존’을 만들어둔 셈이다.

앞서 소개한 핑크색 자판기로 이슈가 된 ‘자판기’ 카페도 마찬가지다.

자판기 카페 안으로 들어가려면 약간의 대기는 감수해야 한다.

가게 안에 자리가 없어서 기다리는 것이 아니다. 먼저 온 사람들이 자판기 모양의 문 옆에서 만족스런 인증샷을 완성할 때까지 잠시 ‘대기’하는 것이다.

대기 시간이 길어진다고 불평할 수도 없다. 나 역시도 만족스러운 인증샷이 나올 때까지 여러 번 촬영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친절한 사장님은 손쉬운 촬영을 위해 셀카 기능이 있는 삼각대까지 마련해 두었다.

틴케이스에 케이크를 담아 판매하는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이곳은 케이크가 담긴 틴케이스가 자판기 캔 음료와 비슷하다는 것에서 착안해 ‘자판기’라고 가게 이름을 짓고, 아예 가게 입구를 자판기 모양으로 만들었다.

이미 세계 여러 곳에서 이슈가 된 자판기로 된 문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대구에 이어 두 번째로 선보이는 자판기 문이다.

“우리 숍만의 재미가 있고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곳이 되고 싶었다”는 대표의 말처럼 회색 시멘트 벽을 배경으로 돌출한 핑크색 자판기는 확실히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


 
주 멜버른에 있는 THE CANDY ROOM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연남동 239-20’는 온통 하얗다.

벽과 테이블, 의자를 다 하얗게 칠하고, 검은색 줄을 그 위에 그렸는데 신기하게 사진을 찍으면 만화책의 한 장면처럼 평면으로 나온다.

“주변에 앤틱한 공간이 많아서 특별한 것을 찾다가 떠올린 아이디어”라는 주인장의 설명처럼 연남동 주변 카페들과 확실히 차별화된다.

이곳에서는 커피를 마시기보다 사진 찍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이 공간에서는 어떻게 하면 더 합성 같은 사진을 찍을 수 있을까가 핵심이기 때문이다.

사장님이 귀띔해준 아이디어에 따르면, 원색 옷을 입을수록 효과가 배가된다고.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는 것이 우리의 일상이 된 것처럼, 이제는 카페나 음식점 같은 가게를 운영하는 사람들도 사진에 찍혀 공유되고 ‘입소문’의 대상이 되어야 성공한다고 믿는 것 같다.

그런 흐름에 공간 디자인도 맞춰 따라가는 모습이랄까.



누군가는 홍대앞이 예전과 같지 않다고 말한다.

그러나 공간과 그 공간을 소비하는 심리나 행태는 시간과 유행에 따라 변화할 수밖에 없다.

어쩌면 어떤 공간에서 찾고 즐기고 싶은 욕구나 즐거움이 달라진 것일 수도 있다.

누구는 노포에서 만날 법한 ‘진국’의 맛과 음식을 선호하지만, 또 다른 누구는 화보에서 튀어나온 듯한 빈티지한 감성의 인테리어가 그곳을 방문하는 이유가 될 수 있다.

그러니 사진 인증을 위해 만들어진 공간이라고 폄하할 이유도 없을 것 같다. 많은 사람이 찾아가는 곳이라는 건,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의미일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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